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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2015 (秋) 일본-교토

일본 교토 료안지 카레산스이식정원 <Japan, Kyoto> 2015/08/14




日本. 京都. 龍安寺.

교토에 있는 일본식 정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카레산스이(枯山水)과 지센식(池泉式)정원이다.

료안지에 있는 정원은 대표적인 카레산스이식 정원으로 엘리자베스여왕이 다녀가서 더 유명해진 곳이다.

한자로 산과 수가 들어가는데, 돌로 산을 표현하고 물대신에 굵은 모래로 흐름을 표현한다.

그 특이한 발상으로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의 정원이 형성된다.




깔끔하고 긴 장방형 대지에 흰 모래를 채워놓고는 커다란 돌들을 가져다 놓았다.

그 돌주위에 이끼가 껴 있는것이 이 정원을 구성하는 전부이다.





총 15개의 암석이 있다고 하는데, 이 암석이 어느각도에서도 모두 볼 수 없다고 한다.

6개의 섬이 얽혀 있어 5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부산의 오륙도와도 같은 개념이다. 

우주의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는데, 인간의 눈으로는 모든 이치를 깨우칠 수 없다는 겸손의 의미일듯 하다.

나 역시나 이게 15개가 맞나 하고 열심히 세어보는 과정을 거쳐보았는데 다 부질없는것.

그 의미와 정원이 주는 적막함을 감상하는 것이 더 어울릴듯 하다.





잠시 시간을 내어 마루턱에 앉아서 이 광경을 음미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이긴 하였으나 감수성이 넘쳐나지는 않기에 머리로는 좋은 곳이라고 생각이 든다.

료안지는 돌 주위를 제외하고는 가지런하게 장방향으로 물결을 표현하였지만 절마다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다.

간결하고도 정제된듯한 느낌의 카레산스이식 정원이 료안지만의 특색이다.





특히 눈에 띄는것은 담벼락.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녹아 들어서 묘한 빛을 띄게된다.

마치 한지가 오래되어 색이 바래듯이 자연스럽게 얼룩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측면에서 본 모습.

정사각형도 아니고 직사각형의 모양으로 마루에서 보면 고개를 돌려서 둘러 보아야한다.

여름의 강렬한 햇볕 아래에 눈부신 흰모래를 배경으로 보이는 돌들의 모습은 여름에 가장 빛나는듯 하다.

가을에는 단풍의 색 때문에 순수한 정원의 느낌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렇게 한쪽 마루에선 끊임없이 사람들이 앉아서 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서로 소근소근 이야기를 하는정도로 감상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정도에 이런 모습마저도 료안지의 진풍경이다.

비오는날도, 단풍이든날도, 눈오는날도, 꽃피는날도 정원의 깔끔함이 모든 환경을 다 수용할 수 있을것 같은 료안지의 모습이다.